에니에스 로비로 돌아가는 날은 이틀 후였다. 사실 바로 돌아가는 일정이었는데 커틀릿이 지금 안정되지도 않은 상태인데 배에 탔다가 그 사이에 상태 악화되면 어쩔 거냐고 화를 냈기 때문에 미루어졌다. 커틀릿이 걱정해준 게 무색하게, 내 상태는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한밤중에 식은땀을 흘리며 진통제를 찾는 일도 없었으니까. 흠. 역시 정신적 스트레스가 참 크리티...
뭔가 잊어버린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뭐였더라. 맞아. 애들한테 문자 보내야지.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을 텐데. 넘어지면서 폰은 안 떨궜나? 아무리 뒤져도 폰이 없었다. 그럼 다른 사람한테 빌려서 전화를 해야겠다. 전화번호가… 음. 기억나지 않는다. 이상한 일은 아니다. 애초에 안 외우고 다니니까. 그러니까 잊어버린 건 번호는 아닐 것이다. 그럼 뭘 잊...
아인이 구조용 신호탄을 쏘아 올렸을 때는 파도가 상당히 가라앉은 시점이었다. 에어도어를 넘자 호송선의 갑판 위였다. 블루노가 제파에게 물었다. “위블은?”“시체가 가라앉는 것은 확인하였습니다.” 대답한 것은 아인 소령이었다. 남색 머리카락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제파는 천천히 열리고 있는 정의의 문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이 배는 곧바로 마리...
“그냥 아까처럼 문을 열면 되는 것 아닌가?”“그 때는 지정된 좌표에 배가 정박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거였다.” 블루노는 센고쿠 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센고쿠는 그에게 뭔가 더 물어보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CP0를 상징하는 하얀 제복은 존재만으로 주위를 불편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난 장관님한테 갈 거라고! 네가 뭔데 유일한 CP9 네로...
“닥터 커틀릿. 쟤 머리 좀 봐주면 안 돼?”“전 외과의라 뇌는 수술해도 사람 정신머리는 못 고칩니다.”“…아니 피가 나고 있잖아.”“이미 멎은 거 보면 큰 상처도 아닙니다.”“그래도 한 번 봐주면…”“제가 지금 할 일 없어서 이것들 만지작거리고 있는 줄 아십니까?” 커틀릿은 나를 한번 째려보더니 터포키의 상처를 슥 보기만 했다. “꿰맬 필요도 없네요. 닦...
시발 난 넘어지는 거 진짜 싫어. 몇 바퀴 구르는 동안 비명소리가 들렸다. 공포로 질린 목소리였다. 사람들이 도망치고, 넘어지고, 의자들끼리 서로 부딪치는 소리. 나는 숨을 헐떡이면서 땅에 납작하게 붙어있었다. 시발 지진 시발. 지금 열매고 위블이고 머릿속에서 날아가 버릴 정도로 무서웠다. 시발. 이게 뭐야. 정말 자연재해였다. 재난. 악몽이었다. 이게 다...
시발 내 탓이든 아니든 내가 알게 뭐야. 난 퇴장이나 해야지. 쟤네 나오기 전에 내려갔어야 했는데. 지금은 진짜로 몸이 안 좋다. 약간 토할 거 같기도 하고. “아유~ 그 전에 먼저 자기소개를 해야지!!”“아 맞당!!!” 데헷, 같은 느낌으로 머리 스스로 치지 마. 아니, 좀 더 세게 쳐서 두개골 부셔버려. 죽어. 제발 죽어. “나는 에드워드 위블!! 좋아...
제파가 몸을 돌려 단상을 내려가자 센고쿠는 나를 더 추궁하진 못했다. 그랬다간 본인이 제파에게 새 칠무해가 누군지 고의로 숨기고 있었다는 걸 드러내는 꼴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끝까지 나를 살벌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시발 뭘 봐 새끼야. 니가 진작 알려줬으면 내가 안 찾아봤을 거 아냐. 안 알려줘서 이 사달이 난건데 그게 내 탓이냐? 미리 알고 있었던 ...
아인은 찢어진 걸 대충 붙여놓은 대본을 들고 인상을 썼다. “당장 내일 공개되는 칠무해가 누군지 장관님도 모른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가는 일이군요.” 그러게. 그치만 세계정부 자체가 상식이 안 통하니까 뭐…. 상식이 있으면 칠무해 같은 걸 만들지 않았겠지. 현대로 치면 무기징역급 범죄자들 7명을 골라서 풀어두고 걔들이 저지르는 걸 아예 국가적으로 눈...
“그래서 에이스는 이제 뭘 할 거야?”“나는…”“흐음 지금 흰수염 해적단의 동향을 물은 건가?” 마르코가 눈을 가늘게 뜨면서 사보를 쳐다보았다. 사보가 당황하여 손사래 쳤다. “아니, 그런 의도는 절대 아닙니다.”“알아. 농담한 거야. 뭐,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면 뻔하지.”“…아버지의 열매를 찾을 거야.” 침묵하던 에이스가 입을 열었다. 흰 수염의 능력인...
허공에서 에어도어가 열렸다. 가프가 돌아간 직후였다. 타이밍 최고군. “블루노.”“자리를 두 번이나 비워서 죄송합니다.”“아니, 뭐. 위쪽에서 부르는 데 뭐 어떡해.” 그래서 이번엔 무슨 일이었어? 내 물음에 블루노는 곁눈질로 주위를 살피며 대답했다. “…대단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장관님의 연설 때 세계정부에서도 입장표명 할 게 있다고, 연설문에 좀 수정이...
“무슨 모양인지 대충 아시겠습니까? 제가 계속 잡고 있을 순 없으니 대충 스케치라도…”“아니, 그럴 필요 없어.” 나는 내 얼굴을 쓸어내렸다. 시발… 흔들흔들 열매라니. 진짜냐고 시발. 흰수염이 최강이라고 불리는 건, 거의 90%는 그 열매 때문이다. 대부분 섬인 원피스 세계에서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은 존나 밸붕 씹사기니까. 흰수염의 꿈이 가족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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